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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생일에 미역국을 끓이다. 그리고...

by sky~ 2009. 3. 6.

아내생일에 미역국을 끓이다. 그리고...  

저희가 결혼하고 나서 두번째로 맞는 와이프생일입니다. 물론 오늘은 아니고요 내일이 생일입니다. 제가 아침에 잠이 많아서 아침에 일어나서 미역국 끓일 자신이 없어 오늘 저녁에 퇴근하자마자 끓였습니다. 퇴근전 와이프가 쇠고기사다놨다길래 제가 가서 끓일거라고 와이프한테 미역국 끓이면 혼낸다고 협박까지하면서 못 끓이게해줬습니다. 이미 선물은 사준 상태지만 와이프를 위해 이번생일에는 꼭 끓여주고 싶었습니다. 집에오니까 미역은 이미 물에 담궈덨더군요.그래서 후다닥 옷을 갈아입고 미역에 물기를 제거한다음 쇠고기를 냉장고에 꺼내서 참기름을 붓고 쇠고기를 달달 볶기 시작했습니다. 사무실에서 인터넷선생님께 봐온 상태여서 자신이 있었습니다. 와이프가 걱정이 되었는지 들락날락거리더군요. 그래서  걱정말고 안에 들어가서 티브이나 편안하게 보세요. 이렇게 한마디했습니다. 그러니까 들어가더군요. 계속 미역국을 끓이기 시작했습니다. 쇠고기가 읶고 재빨리 미역과 국간장을 넣고 다시 3분동안 볶다가 물을 넣고 끓인 후 국간장과 소금으로 마지막 간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녁을 차리고 와이프에게 밥먹으로 오라고 했습니다. 와이프가 시식을 하더니만 맛있다 이러면서 잘도 먹더군요. 저도 먹어봤습니다. 약간 싱겁더군요. ^^ 제 나름대로 맞춘다고 했는데 요리초보인 제가 어떻게 어머니의맛을 따라가겠습니까. 그래도 와이프 맛있게 잘먹어주었습니다. 그리고 한마디 더 해주더군요. 고맙다고 잘먹었다고...
맛은 별로인데 잘먹어주는 와이프한테 오히려 제가 고맙게 느껴지더군요. 생일이라고 거창하게 뭘 해준적 없는 저지만 뭔가 해주었다는 것에 참으로 기뻣습니다. 연예할때도 그냥 대충 뭐하나 사주고 말았거든요. 그래서 저에게는 참으로 기쁜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그리고 와이프도 만족해하고요.

그러나 갑자기 죄송해지더군요.. 제와이프랑 산지는 아직 2년이 안됐지만 결혼하기전까지 어머니한테는 그흔한 미역국을 끓여준적이 없더군요. 물론 변변한 생신선물도 드린적이 없고요.. 힘들게 키우셨는데 이래서 자식새끼 키워봤자 헛수고라는 말이 있는거 같습니다. 내년 생신때는 꼭 어머니께 미역국을 끓여드려야겠습니다. 결혼하고 나니 이런생각 저런생각이 드는게 조금씩 철이드나 봅니다.

이웃분들도 한번 사랑하는 사람 생일에 미역국을 한번 끓여보는 건 어떨까요.. 못먹을 정도만 아니면 맛있게 먹어줄겁니다. 특히 평생 키워주신 부모님에게 미역국을 한번 끊여서 드리세요.물론 돈이 최고이기는 합니다만.. 정성들여 끓여주신다면 흔쾌히 기뻐해주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