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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초 요리책으로 무장한 아내에 의해 음식테스터로 전락하다.

by sky~ 2009. 5. 22.

저희부부가 결혼한지는 오래돼지는 않았지만 신혼초 얘길 하나 꺼내볼까합니다. 위의책은 아내가 신혼초에 사다 모은 요리책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책들한테 원한이 많습니다. (책탓으로 돌리고 있는중 ^^;;)

신혼초에는 저는 음식마루타?였습니다. 이걸 아내가 보면 큰일 나서 현재 이글은 몰래 쓰고 있는 중입니다. ^^..
처음에 내가 맛있는 요리만들어줄께 하면서... 이것저것 저한테 많이 먹였습니다. 이것도 만들어보고 저것도 만들어보고.. 정말 저한테는 곤욕이였죠.... 그래도 위의 책을 사기전까지는 그나마 괜찮았던거 같았는데
그러던 결혼한지 보름쯤 지났을까요... 서점에 책을 사러 가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와이프와 함께 서점으로 가서 위의 책들을 골라왔습니다.. 지금생각해보면 저의 판단미스였죠...

이때부터 아내는 저에게 본격적인 요리테스트에 돌입했습니다.
어느날은 이상한 튀김을 해오질 않나.. 각종찌게, 정체를 알수 없는 반찬들...
정말 제 입맛에는 안 맞았지만 그래도 와이프가 정성껏 만들어준 음식인데 맛없다고 할수는 없잖습니까. ^^
그래서 매일매일 맛있다고 해줬습니다. 보통 맛이 신선한데.. 조금 특이한데 맛있다는 등 여러가지 칭찬을 해줬습니다. 솔직히 제가 입맛이 약간 까탈스럽거든요. 지금은 제 와이프도 인정하더군요.

하여튼 그렇게 1개월동안 저는 맛있다를 남발하면서 먹었습니다.(신혼초에는 잠깐동안 제 와이프가 직장을 안다녔습니다 - 왜 여자만 음식을 해야 되느냐 하시는 분들이 있을시거 같아서 ^^) 정말 1개월동안 음식마루타를 당하니.. 정말 개인적으로 죽겠더군요.

그래서 어느 한날은 큰 마음먹고... 한마디 했습니다. 솔직히 내 입맛에는 안 맞다고...
바로 그자리에서 삐지더군요.. 그래서 달래줬죠 땀뻘뻘흘렸습니다. ^^

사실은 위의 책대로하면 적어도 맛은 없지는 않을겁니다. 단지... 위의 책대로 일반가정집에서 재료를 구할수 있느냐가 문제죠.. 같은 간장이라도 사용하는 간장이 틀릴것이고, 된장도 틀릴것이고 저희집에는 저울이 없어서 양념의 비율, 반죽의 비율이 틀릴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생각했던 맛이 안나오는 것이죠.. 물론 당시 요리초보여서 그렇다고 생각은 되지만 그래도 맛없는 걸 어떻게 하겠습니까 ㅎㅎㅎ 계속 음식테스트를 당할수는 없는 문제이니까요. 저도 위의 책들을 보고 몇번 만들어봤는데 생각했던 맛이 안나더군요.. 뭐어 당연한거겠지만요 ^^

제가 그 맛없다고 한마디하고 나서부터 무리한 음식은 잘 만들지 않더군요 일단 만들수 있는것부터 차근차근 만들어서 지금은 꽤 많이 늘었습니다. 물론 저도 요리실력이 많이 늘은편이고요.. 입맛도 점점 와이프가 해주는 음식에 길들여져 가는거 같고요.

지금은 이요리책들 책꽂이에서 탈출을 못하고 있습니다..(위의 책을 비난하는건 아닙니다.)처음에는 이게 맞다고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현실적으로 잘 맞질 않으니까요.왜 책사놓고 안보냐고 물어보니 "저 책 나한테는 안 맞아.. 그리고 재료도 없는게 많고" 이렇게 답하더군요.아내도 인정을 한 것이죠. 대신 제 와이프는 네이버선생과 다음선생에게 모르는 요리는 도움을 청하고 있습니다. ^^;; 그래도 요즘에는 최소한 맛없지는 않습니다. 신혼초에 그 음식들만 생각하면.. 정말 할말이 없습니다.

결혼하신분들은 어느정도 공감하실테고 미혼이신분들 아직 못느끼겠지만 ㅎㅎㅎ
결혼하면 다 제 심정 이해하실겁니다.(물론 사람마다 편차는 있습니다.)